이 영화를 보면 제국주의 시대 이래 현대에 이르는 각국의 자원 획득 경쟁을 우화적으로 표현한 점이 재미있다.
테데우스의 견인 도시 런던은 이름도 영국 수도 런던에서 따온 데다, 아예 도시 정면에 거대한 유니언 잭(영국 국기)을 그려 넣고 있다. 영국이 어떤 나라인가. 근현대 제국주의 시절 세계 최강국이었지 않은가. 그리고 세계 곳곳을 식민지로 점령해 빼앗은 자원으로 그 힘을 유지 및 발전시켰고 말이다. 그런 부분은 영화 초반 작은 도시를 점령해 분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자원으로 쓰는 모습에서 잘 나타나 있다.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의 자원만 착취한 것이 아니다. 획득한 식민지인들을 노예로 부려 먹었다. 본토인 사이에서도 계층을 나누었다. 런던이 포획한 상대 도시의 시민들을 하층민 취급하고, 자신들 내부에서도 계급을 나누는 것은 그 역사적 사례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제국은 붕괴되었지만 아직도 왕족·귀족 등 특별 신분이 엄존하는 영국이 아닌가.
런던과 대립하는 재래식 도시 샨 구오를 보면 과거 역사 속 동서양 간 역학 관계의 패러디가 더욱 잘 보인다. 백인이 다수인 런던과 달리 샨 구오는 시장을 비롯해 주민 대다수가 아시아계다. 런던은 문자로 알파벳을 쓰는 반면 샨 구오는 한자와 인도 문자를 사용한다.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끊임없이 자원을 탐하며 확장해야만 유지되는 서구식 제국주의·자본주의와 지속 가능한 공존을 추구하는 동양의 생태주의·전통주의 간의 대립을 시각화한 것 같아 흥미롭다.
이전 전쟁의 최종 병기 ‘메두사’를 발굴, 이것으로 샨 구오와 결판을 내려는 테데우스의 모습은 과거 냉전시대에 여차하면 핵으로 끝장 보려고 했던 미·소의 강경파 지도자들과 붕어빵이다. 그러고 보니 현재까지 계속 후속편이 나오고 있는 인기 게임 〈문명Civilization〉 시리즈의 첫 편(1991년)에서도 경쟁 민족들을 핵전쟁으로 몰살시키고 플레이어의 민족만 살아남아 지구를 지배하는 엔딩을 선택지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경쟁 상대를 모두 죽이고 자원을 독차지하려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어두운 본성인가? 만약 그렇다면 인간이 핵이라는 공멸의 최종 병기를 손에 쥔 지금, 그 본성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싶은 생각마저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