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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R&D Policy
산업 AI 대전환의 시작
김리안 <한국경제신문> 기자
국내1
정부 ‘M.AX’ 전략 본격화
산업통상부가 역대장관들을 초청해 향후 산업정책 방향을 논의한 자리에서 김정관 장관은 ‘진짜 성장을 향한 3대 전략’의 첫 번째 축으로 ‘M.AX 얼라이언스Manufacturing AX Alliance’를 제시하며 제조업 대전환의 포문을 열었다.

10월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역대장관 초청 간담회’에는 이봉서 전 상공부 장관을 비롯해 역대 산업부 전·현직 장관 13명이 참석했다. 산업통상부로 새롭게 출발한 부처의 비전과 역할, 그리고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 속 산업정책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김정관 장관은 “글로벌 무역 질서의 급변과 생산성 하락, 기술격차 축소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 통상, 지역의 3대 전략으로 성장 동력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언급한 핵심이 바로 ‘M.AX 얼라이언스’의 본격화다. 김 장관은 “제조업 생산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AI 팩토리 선도 모델을 개발·보급하고, 로봇·드론 등 임바디드Embodied AI를 집중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M.AX 얼라이언스는 9월 10일 출범한 범산업 협력체로, 제조 현장에 AI를 결합해 산업 전반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어 그는 산업과 통상의 유기적 결합을 통한 국익 수호, 지역 균형성장을 위한 ‘5극3특’ 엔진 육성 등을 추가 전략으로 제시하며, 산업 전환기의 중심축으로 ‘AI와 제조의 융합’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전직 장관들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산업통상부의 역할이 막중하다”며 “AX 전환, 첨단산업 육성, 공급망 안정 등 경쟁력 강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관 장관은 “역대장관님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산업통상부가 대한민국 산업의 성장 엔진이자 통상의 내비게이션이 되겠다”며 “M.AX를 통해 제조 혁신의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10월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역대장관 초청 간담회’.
역대장관들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AI 전환과 첨단산업 육성 등 산업통상부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었다.
국내2
AI 반도체와 팩토리가 이끄는 대한민국 제조 혁신
산업통상부가 9월 30일과 10월 1일 이틀간 연이어 AI 반도체 얼라이언스 전략회의와 AI 팩토리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를 개최하며, 대한민국 제조혁신의 양대 축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번 연속 회의를 통해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에서 공장까지, AI 전환AI Transformation의 전방위 전략을 공유하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9월 30일 성남 글로벌융합센터에서 열린 AI 반도체 전략회의에서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10종 개발 착수가 공식화됐다. 산업부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입해 수요기업·팹리스·파운드리 간 협의체를 운영, 자율차·스마트가전·휴머노이드 등 주요 산업 분야에 최적화된 칩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AI 연산을 클라우드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차세대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날 회의에는 국내 팹리스 기업, 대기업 수요처, 파운드리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 생태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10월 1일에는 서울에서 AI 팩토리 M.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가 열렸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표 제조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2030년까지 500개 이상의 AI 팩토리 확산이라는 목표를 공유했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공정 생산성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제조 비용 절감과 탄소 배출 감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나아가 ‘2030 제조 AI 최강국’이라는 국가 비전을 공식화하며, 제조 현장의 AI 전환을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못 박았다.

올해부터 제조 현장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본격 투입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이로봇, 로브로스, 홀리데이로보틱스 등 국내 기업들이 삼성디스플레이, SK에너지, LG전자, HD현대미포조선과 손잡고 조립·용접·물류 등 복잡한 공정을 실증 중이다. 특히 인력 부족이 심한 조선업 등에서 휴머노이드의 활용 가능성이 주목된다. 정부는 2027년까지 100여 건의 실증을 통해 제조 데이터를 확보하고, AI-로봇 융합 기술을 고도화해 2028년부터 양산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업종별 특화 AI 모델과 가상공장을 구축해 완전 자율형 AI 팩토리로 진화시키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디지털 트윈과 제조 데이터를 결합해 설비 고장·공정 변경을 사전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실제 공장에 연동하는 스마트 제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AI 팩토리 얼라이언스가 한국 제조업을 세계 최상위로 끌어올릴 도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팩토리 M.AX 얼라이언스 전략 회의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해외
EU의 새로운 AI 질서
전 세계가 인공지능AI 경쟁에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자국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과 중국이 초거대 AI 모델 경쟁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유럽은 기술 주권을 지키고 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AI 우선 전략AI Priority Strategy’을 공식화했다. 이번 전략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유럽의 과학 연구, 산업 인프라, 데이터 생태계를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Apply AI’와 ‘AI in Science’라는 두 가지 핵심 전략을 발표했다. Apply AI는 제조, 헬스케어, 농식품, 국방, 통신 등 주요 산업 전반에 AI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을 가속화하는 것이 목표다. AI in Science는 유럽을 AI 기반 과학 연구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연구 자금 확대, 슈퍼컴퓨팅 인프라 강화, 인재 유치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두 전략을 통해 EU는 기술 주권 확보뿐 아니라 윤리와 투명성을 중시하는 ‘유럽식 AI 표준’을 세계에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AI의 미래는 유럽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며 ‘AI 우선 사고방식Adopt-first Mindset’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U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쉽게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AI 체험센터’를 설립하고, 산업계와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Apply AI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약 10억 유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며, 이는 AI 반도체, 제조 로봇, 에너지 관리, 의료 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전망이다.

EU는 여기에 더해 데이터 연합Data Union Strategy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회원국 간 산업 데이터 공유를 촉진해 고품질의 AI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궁극적으로 유럽은 ‘AI Act(인공지능법)’를 통해 윤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제도적으로 보호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에 맞서는 제3의 축으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행보는 유럽이 기술규제의 대륙에서 ‘AI 혁신의 대륙’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EU는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규모 AI 우선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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