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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R&D Project①
안전벨트와 시트 프레임을 하나로,
자율주행 시대를 이끄는 좌석 혁신
| 광명산업㈜
김광균 사진 김기남

자동차의 개념이 단순한 이동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화되면서 자동차는 주행 중에도 탑승자들과 마주 보고 대화하거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 중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시트Seat’가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광명산업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고강도·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한
로테이션 시트 프레임 기술을 선보이며 자율주행차 시대를 위한 좌석 혁신을 이끌고 있다.

연구과제명

자율주행자동차에 적용 가능한 지능형 로테이션 시트 개발

제품명(적용 제품)

시트 벨트 일체형 경량 로테이션 시트 프레임

개발기간
(정부과제 수행기간)

2019년 4월 1일 ~ 2023년 12월 31일

총 정부출연금

93억 700만 원

개발 기관

나라엠앤디, 다스, 경북테크노파크,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

참여 연구진

이국희, 강민호, 박수헌, 주한엽

자율주행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좌석 구조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차량 내부는 탑승자가 항상 정면을 향해 앉아 있는 형태가 아닌, 자유롭게 대화하거나 휴식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좌석 안전 기술을 요구한다. 기존 차량의 안전벨트는 차체 측면 기둥(B필러)에 고정돼 있어 탑승자의 움직임이 제한된 상황을 전제로 차량 구조가 설계돼왔다. 하지만 자율주행 시대에는 좌석이 회전하거나 이동할 수 있는 로테이션 구조가 기본이 되는 만큼 기존 벨트 구조로는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시트 벨트 일체형BIS, Belt In Seat 구조다. 이는 벨트를 차체가 아닌 시트에 직접 고정함으로써 탑승자의 방향이 바뀌더라도 충돌 시 몸의 움직임을 정확히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 북미, 유럽,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충돌 테스트에서도 기존 일반 벨트 구조 차량보다 BIS 적용 차량이 보다 높은 안전 성능을 입증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좌석 혁신을 이끄는 광명산업의 시트 프레임 기술. 안전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잡은 시트 벨트 일체형BIS 로테이션 시트 프레임 시제품들이 전시된 모습이다.
다만 BIS 프레임은 기존 시트 벨트 구조보다 200% 이상 높은 구조 강도를 요구한다. 기존 차량은 벨트가 초고강도 B필러에 고정돼 있어 시트 자체에 큰 하중이 걸리지 않지만 BIS 구조는 충돌 하중이 시트 프레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량화를 달성하는 것이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는 당면 과제라 할 수 있다.

광명산업은 1985년 설립 이후 차량용 시트 프레임을 비롯해 금형, 지그, 용접 설비 등을 생산·공급해온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으로, 자율주행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좌석 안전 구조 개발에 주목했다. 광명산업은 BIS 구조가 자율주행차의 필수 요건이라 판단하고 충돌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고강성·경량화 시트 프레임 구조 개발에 착수했다. 2019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시트 벨트 일체형 경량 로테이션 시트 프레임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했으며, 4차 연도와 5차 연도에 해당하는 2단계 과제의 주관 기관으로 참여해 BIS 시트 백프레임 설계기술과 제조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자율주행 시대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좌석 프레임 제조를 향한 도전이었다.
고강성·경량화 모두 충족한 BIS 프레임 설계기술
과제의 핵심은 고강성의 가벼운 시트 프레임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었다. 초고장력강과 복합소재를 활용해 기존 스틸 프레임 대비 무게를 약 20% 줄이면서도 동일한 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1.2GPa(기가파스칼)급 초고장력강 적용을 위한 금형 제작에도 공을 들였다. 광명산업은 높은 강도와 강성이 요구되는 BIS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백사이드 멤버, 어퍼 크로스 멤버, 쿠션 사이드 멤버 등 시트 프레임의 핵심 부품에 1.2GPa급 초고장력강을 적용했다. 하지만 초고장력강은 강도가 높아 스프링백 현상이 심해 제작이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십 차례의 성형 해석과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며 프레스와 롤 포밍Roll forming을 병행할 수 있는 금형 구조를 설계했다.

또한 열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강성 용접지그를 개발하고, 조립 공차와 용접 순서를 최적화해 반복 정밀도를 높였다. 하중이 큰 구간에는 초고강도 스틸을, 상대적으로 하중이 작은 백프레임 상부에는 경량 복합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줄였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설계를 통해 기존 시트 프레임 대비 충돌 성능 200% 향상, 약 25% 경량화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성과를 도출하기까지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특히 1.2GPa급 강판 적용 과정에서 발생한 스프링백 현상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에 여러 참여 기관들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성형 해석, 설계·공정 개선에 집중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 ❶ 스프링백 현상 : 금속 소재 가공 후 원래 형태로 되돌아가는 현상
  • ❷ 롤 포밍 : 롤 금형을 활용한 성형 공법
  • ❸ 반복 정밀도 : 같은 조건에서 동일한 양을 여러 번 측정한 결과의 일관성과 근접 정도
초고장력강과 복합소재를 활용해 고강성의 가벼운 시트 프레임 구조를 구현했다.
차량 혁신의 핵심 모듈로 진화한 시트 프레임 기술
이번 과제의 성과는 시트 프레임의 강성 확보나 경량화에 그치지 않는다. 차량의 좌석이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움직임과 형태가 자유로운 핵심 모듈로 진화하는 흐름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명산업은 이번 연구를 통해 좌석의 회전·이동·틸팅 등 다양한 메커니즘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시트 구조 개발을 넘어 좌석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진동과 작동 소음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도 최적화했다. 이로써 차량 내부의 안락함과 정숙성을 한층 향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 광명산업은 개발된 BIS 프레임 기술의 추가적인 신뢰성 확보와 시장 진입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정적 하중, 충돌, 내구 등 실차 수준의 시험을 통해 내구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한편, 주요 완성차 및 시트 모듈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브리핑과 시제품 전시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용 스위블 시트 프레임 기술로 업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상용화 논의도 구체화되고 있다.

광명산업이 개발한 BIS 프레임 기술은 향후 자율주행차와 고급차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국내 최초의 자율주행차용 BIS 로테이션 프레임 상용화 기업을 목표로 시장 선점을 준비 중인 광명산업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ini Interview
유병훈 광명산업㈜ 중앙연구소 소장
과제 수행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
BIS 시트는 구조적으로 충돌 시 충격 하중이 모두 시트로 집중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고강도 설계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으면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 실제로 기존 BIS 제품군들도 일반 시트 프레임보다 200% 이상 높은 비틀림·굽힘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 경량화보다 안전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단순히 강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전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메커니즘, 성형, 용접 관련 특허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소재 분야 전문가 간의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정부 과제로 얻은 가장 큰 기술적 성취는 무엇인가?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선제적 시트 메커니즘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자동차는 이동 수단을 넘어 휴식, 회의, 취침, 엔터테인먼트 등이 가능한 생활공간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때 좌석은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움직임과 형태가 자유로운 핵심 모듈로 바뀐다. 이러한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좌석의 회전·이동·틸팅 등 다양한 메커니즘을 선제적으로 연구 개발했다.
BIS 기술은 소재에 따라 다양한 차종에 적용할 수 있을 텐데, 어떤 차종이나 시장을 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나?
자율주행 레벨3 이상 차량이나 고급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공개한 콘셉트카 제네시스 네오룬의 스위블 시트처럼 승객 편의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동시에 갖춘 차종이 주요 타깃이다. 장기적으로는 고급 세단뿐 아니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와 로보택시 등 다양한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확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광명산업㈜은?
광명산업은 시트 프레임을 비롯해 금형, 지그, 용접 설비 등을 생산·공급하는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이다. 설립 이후 40여 년간 글로벌 완성차 업체 및 시트 전문 기업들과 협력하며 자동차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좌석 구조와 생산기술 분야에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최고의 자리, 광명이 만듭니다’라는 회사 미션에 걸맞게 자동차를 넘어 항공기, 선박 등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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