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국, 중국 AI 칩 수출 제한 완화…양국 협상 ‘긍정적 신호’
AI 반도체는 글로벌 기술 패권의 핵심이자, 미·중 전략 경쟁의 최전선에 놓인 분야다. 미국은 자국 기술의 군사적 전용을 막기 위해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해왔으며, 이에
대한 중국의 맞대응도 거세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일부 AI 칩 수출을 다시 허용하면서 양국의 긴장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AMD와 엔비디아는 각각 자사의 AI 가속기 칩(MI308, H20)에 대한 수출 라이선스 심사가 재개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초 강화된 미국 수출 통제 이후
처음으로 공식 확인된 ‘완화 움직임’으로, 시장의 매출 회복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글로벌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초거대 AI 개발과 데이터 센터 확장 수요가 폭증하면서, 고성능 연산을 지원하는 칩의 공급은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겨냥해 성능 기준을 강화하며 수출을 제한해왔지만, 지나치게 포괄적인 규제가 자국 기업의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AMD와 엔비디아는 기존 규제 기준에 맞춘 제품조차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수출에 차질을 빚었고, 그에 따른 실적 하락 우려도 컸다. 실제로 AMD는 약 8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엔비디아는 최대 55억 달러의 피해를 우려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양사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규제와 상업성 사이에 절충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의 규제정책이 ‘차단’에서 ‘조정’으로 선회할 경우, 중국 시장을 비롯한 아시아 전반의 AI 반도체 공급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양사의 실적을 넘어서, 글로벌 AI
생태계 내 기술 경쟁 구도와 투자전략에도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수출 라이선스 심사 재개가 곧바로 승인을 뜻하지는 않는다. 미국 행정부의 최종 판단과 더불어 지정학적 리스크, 시장경쟁 구도 등이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단기 회복의 기회로 활용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독자적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자립에 대한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