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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R&D Policy
기술 패권의 전환점 :
무인 이동체·디스플레이·AI 반격의 신호탄
김리안 <한국경제신문> 기자
국내1
UWC 2025, 무인 이동체 기술 총집결
전 세계적으로 무인 이동체UxV 기술이 국방·물류·농업·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AI 기술의 발전으로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며, 국내외 기업들의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2025 무인이동체산업엑스포UWC 2025’가 7월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해양수산부, 우주항공청, 방위사업청 등 6개 정부 부처가 공동 주최하고, 코엑스와 관련 기관들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73개 기업·기관이 208개 부스 규모로 참가했다.

특히 국방·안전 분야에서 무인 이동체 개발 성과가 돋보였다. 현대로템은 무인 소방 로봇과 다족보행 로봇을 선보여 군사·재난·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인 이동체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무인 소방 로봇은 진입이 어려운 고층 건물이나 지하 화재 진압에 투입되며, 다족보행 로봇은 불규칙한 야지 작전 환경에서 전투원 대신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LIG넥스원은 배터리와 엔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 40kg 탑재가 가능한 수송 드론을 전시했으며,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민·군 겸용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역 간 이동형 모빌리티RAM를 소개했다.

물류 분야에서는 AI 기반 자율비행 드론과 자동 충전 시스템을 갖춘 브룩허스트거라지의 솔루션이 주목받았다. 유맥에어는 소총 조준 사격용 드론과 실종자 수색에 최적화된 정찰 드론을 공개했다.

정부 산하 연구 기관들도 첨단 무인 이동체 기술을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험지 정찰용 드론과 육상 무인 이동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드론과 로봇을 연계한 무인 배송 기술을 발표했다.

또한 이번 행사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주제로 한 ‘2025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2025’이 병행 개최돼 국내외 기업들이 라이다, 자율주행 AI, 고정밀 지도, 차량용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을 선보였다.

산업부 나성화 산업공급망정책국장은 “AI 융합 무인 이동체 기술은 산업적·국가안보적으로 중요하다”며 “정부가 첨단 모빌리티 생태계 강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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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2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위기’, 무기발광iLED으로 반전 모색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의 추격으로 흔들리고 있다. 한때 세계 1위를 지켜온 한국은 2022년을 기점으로 LCD 시장에서 중국에 역전당한 데 이어, OLED 분야에서도 BOE, TCL CSOT 등 중국 기업들의 급부상으로 초격차 유지가 위태롭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꼽히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iLED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산·학·연 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발광 산업 육성 얼라이언스’ 워크숍을 개최했다.

무기발광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LED, 퀀텀닷QD, 나노 LED 등 무기물 기반의 발광소자를 활용하는 기술로, 유기물 기반의 OLED에 비해 수명·밝기·전력효율 등에서 뛰어난 특성을 가진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무기발광 시장은 2026년 10억 달러에서 2030년 90억 달러, 2035년에는 320억 달러(약 44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무기발광 분야는 LED 칩 등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고,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 역시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산업부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 사업(2025~2032, 총 사업비 4840억 원)’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가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산업 동향을 공유했고, 학계와 연구 기관은 마이크로 LED 화소 기술과 응용 제품 관련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진행된 연구개발 분과회의에서는 과제별 전문가들이 모여 기술 고도화 및 사업화 전략을 논의했다.

워크숍에 앞서 열린 제4차 ‘무기발광 산업 육성 얼라이언스’ 조찬 간담회에서는 초격차 핵심 기술 확보 및 전문 인력 양성, 소재·부품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장비 신뢰성 평가체계 마련, 산·학·연 협력체계 강화 등 무기발광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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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미국, 중국 AI 칩 수출 제한 완화…양국 협상 ‘긍정적 신호’
AI 반도체는 글로벌 기술 패권의 핵심이자, 미·중 전략 경쟁의 최전선에 놓인 분야다. 미국은 자국 기술의 군사적 전용을 막기 위해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해왔으며, 이에 대한 중국의 맞대응도 거세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일부 AI 칩 수출을 다시 허용하면서 양국의 긴장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AMD와 엔비디아는 각각 자사의 AI 가속기 칩(MI308, H20)에 대한 수출 라이선스 심사가 재개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초 강화된 미국 수출 통제 이후 처음으로 공식 확인된 ‘완화 움직임’으로, 시장의 매출 회복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글로벌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초거대 AI 개발과 데이터 센터 확장 수요가 폭증하면서, 고성능 연산을 지원하는 칩의 공급은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을 겨냥해 성능 기준을 강화하며 수출을 제한해왔지만, 지나치게 포괄적인 규제가 자국 기업의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AMD와 엔비디아는 기존 규제 기준에 맞춘 제품조차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수출에 차질을 빚었고, 그에 따른 실적 하락 우려도 컸다. 실제로 AMD는 약 8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엔비디아는 최대 55억 달러의 피해를 우려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양사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규제와 상업성 사이에 절충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의 규제정책이 ‘차단’에서 ‘조정’으로 선회할 경우, 중국 시장을 비롯한 아시아 전반의 AI 반도체 공급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단순히 양사의 실적을 넘어서, 글로벌 AI 생태계 내 기술 경쟁 구도와 투자전략에도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수출 라이선스 심사 재개가 곧바로 승인을 뜻하지는 않는다. 미국 행정부의 최종 판단과 더불어 지정학적 리스크, 시장경쟁 구도 등이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단기 회복의 기회로 활용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독자적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자립에 대한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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