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으로 파괴되고 사람들도 모두 우주로 떠나버린 지구에 700년간 홀로 남아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 로봇 월-E(벤 버트 분)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문명을 풍자하는
애니메이션.
이 애니메이션에서 인간의 모습은 극 중반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나온다. 그런데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700년간 유랑하던 인간들은 모두 비만해졌다. 우주선 내에서
육체노동은 로봇이, 정신노동은 컴퓨터가 다 해주니, 인간이 움직일 필요가 없다. 결국 모두 드러누워 군것질이나 하면서 화면만 보다가 뚱뚱해졌다.
이 설정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비만도 결국 문명병이며, 문명이 발전할수록 비만도 심해짐을 알려준다. 그리고 인간의 욕구를 극한까지 추구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의문도 던진다. 편해지고 싶다, 배부르고 싶다, 놀고 싶다는 인간의 욕구를 극한으로 추구하다 보면 누구나 저런 모습이 되지 않겠는가? 유감스럽게도 세상은 점점
월-E 우주선 속과 같이 변해가는 것 같지만.
그런 세상에 맞서 진정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소중한 존재지만 동시에 유한한 존재라는 점도 자각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한 데다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지지도 않지 않은가. 그 점을 자각하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더 가볍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