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New Tech> R&D 기업
장비 국산화로
국내 반도체산업
균형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다
HBM 반도체용 마이크로 범프 Micropillar Bump용 도금 장비 및 소재 개발
㈜호진플라텍
s_double.jpg

끊임없는 반도체 기술 전쟁 속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성장세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반면 반도체 제조의 중요한 공정 중 하나인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서 범프Bump❶ 도금 관련 약품의 개발과 장비 기술의 부족한 국내 기술력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표면처리 특화 기술 전문기업인 호진플라텍이 패키징에 있어 중요한 도금 소재와 약품 및 공정 장비 국산화에 성공, 국내 반도체산업의 균형적 성장과 반도체 공정 장비 및 도금액에 대한 자립화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word 조범진 photo 김기남

  • ❶ 범프는 반도체 칩과 칩, 칩과 기판 간 전기적 통신을 위한 돌기 모양의 금속이다. 마이크로 범프는 20㎛ 크기의 범프를 가리킨다.
  • ❷ 도금약품은 범프 구리기둥 상단에 전기도금 방식으로 본딩을 위한 솔더(접합용으로 사용하는 재료) 캡을 형성하는 역할이다. 솔더 캡은 열처리 장비에 넣으면 녹아 다른 칩과 이어붙는다.
s4_3_1.jpg
HBM용 u-bump 웨이퍼 도금 장비.
반도체 패키징이란?
웨이퍼 형태로 생산된 반도체를 자르고 전기 배선 등을 연결해 전자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형태로 조립(패키징)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치열한 반도체 기술 전쟁, HBM 반도체 시장에서 갈린다
HBM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는 3D 스택 형태로 여러 개의 메모리칩을 높은 밀도로 쌓아 올려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로를 확장시킨 것으로, 기존의 DRAM 메모리와 비교해 더 높은 대역폭과 저전력 소비, 압도적으로 높은 데이터 전송률을 가능하게 한다. 이에 따라 최근 HBM은 주로 인공지능의 딥러닝과 고성능 그래픽카드, 서버, 슈퍼컴퓨터 등 대규모 컴퓨팅 환경에서 주로 사용되며, 기존 메모리 기술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월등히 빨라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병렬컴퓨팅 등의 계산 집약적인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큰 이점을 갖고 있다. 반면, 몇 가지 단점도 있다.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되다 보니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높다. 또한 높은 밀도로 적층되는 3D 스택 구조로 각 메모리칩의 용량이 제한적이어서 대용량 메모리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이외에도 고성능 컴퓨팅과 그래픽 처리 분야 등에서는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으나 보편적인 컴퓨팅 환경에는 너무 과한 기술이라는 적용 범위의 제한성, 업그레이드 제한, 복잡한 구조에 따른 낮은 내구성과 발열 문제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누가,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강자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 ❸ 메모리 반도체 중 하나로 휘발성 메모리라 전원을 공급해주어야 데이터들이 유지된다.
국내 기술로 HBM 반도체용 도금액·공정 장비 국산화 실현
호진플라텍이 개발에 성공한 ‘HBM 반도체용 마이크로 범프Micropillar Bump용 도금 장비 및 소재 개발’의 가장 큰 의의는 미국과 일본의 선진 도금약품업체 2곳만이 독점 지배하고 있는 시장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도금 용액과 공정 장비의 국산화를 이루어냈다는 점이다.

이덕행 대표는 “2014년 반도체 웨이퍼에 사용되는 범프Bump 도금 기술에 도전하기로 의견을 모은 후 무모할 정도로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당시에는 C4Controlled Collapse Chip Connection 범프를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으나 점차 미세한 구리 기둥 조물MicroPillar과 주석 캡핑TiN Capping❺으로 기술 전환이 이루어졌으며 당사의 기술개발도 이에 맞추어 변경되었다. 문제는 어드밴스드 패키징Advanced Packaging❻ 기술에서 요구되는 미세 회로를 구현한 시료를 찾는 부분부터 시작되었으며, 시료 제작 비용이 당사의 자체 연구개발 자금으로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또한 제한된 개발 목표 설정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이는 최종 고객사들이 자사의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외국의 대형 거래처 외에는 개발 목표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제약이 있었다. 다행히 2019년 국내 대형 고객사와 공동개발에 대한 협약이 이루어져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며, 정부의 개발 과제를 통한 지원에 힘입어 지속적인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진플라텍의 해당 개발 건은 2023년 산업기술 대표 성과 10선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당사가 개발에 성공한 기술은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기술이다. 이는 미세 회로 기술에 이은 또 하나의 핵심 기술로 향후 첨단 반도체 개발에 사용되어야 하는 필수 기술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❹ 구리 기둥이 없는 범퍼를 말한다.
  • ❺ 구리 기둥 위 접합을 위한 주석 도금.
  • ❻ 이미 만들어진 반도체 칩들을 효율적으로 쌓고 서로 연결해 전체 칩셋의 성능과 기능을 최적화하는 패키징 기술.
s4_3_2.jpg
호진플라텍의 남다른 연구개발 능력은 점점 미세화되고 고집적화되는 반도체 소자 표면처리 기술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기술이다. 사진은 HBM용 u-bump 웨이퍼 도금 장비.
떡잎부터 달랐던 연구개발 행보, 개발 성공 견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요구되는 고품질, 고성능의 도금 및 표면처리 기술과 약품을 개발·공급하고 있는 호진플라텍의 연구개발 능력은 떡잎부터 달랐다. 그렇기에 이번 기술개발도 성공할 수 있었다.

김 회장은 도금 분야에 뛰어들 당시 이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해 국내외 논문을 찾아가며 하나둘씩 전문성을 쌓아갔다. 여기에 지금의 대표인 이덕행 대표이사와 정운석 연구소장이 힘을 보태었다.

2007년 호진플라텍은 산학협력을 통해 학생들의 연수교육을 담당했고, 이를 통해 우수 인재 영입과 육성에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2009년에는 대형 PCB❼업체가 주관하는 직무교육에 5명의 신입사원을 참여시켜 기술경쟁력을 쌓는 등 남다른 연구개발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당시 이덕행 대표는 상무CTO였다.

이처럼 호진플라텍은 연구개발 능력이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수 요건임을 일찍부터 깨닫고 과감한 투자와 함께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연구개발 능력이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것이 아님을 호진플라텍이 이번 기술개발 성공으로 증명한 것이다.
  • ❼ Printed Circuit Board: 집적 회로, 저항기 또는 스위치 등의 전기적 부품들이 납땜되는 얇은 판.
s4_3_3.jpg
s4_3_4.jpg
도금액 모니터링 및 분석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도금액 자동 보충 등 효율적인 공정 관리가 가능해졌다.
s4_3_5.jpg
s4_3_6.jpg
차세대 첨단 패키징 요소 기술
고도화·안정화 목표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기술 개선이 연구개발의 밑바탕

미국과 글라스 관통 홀TGV 도금 기술 공동연구개발 참여
다른 연구 분야 기술 및 성과는 무엇인가?
첨단 반도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하면서 태양전지용 도금 전극 등의 기술개발을 통한 신기술 및 신시장 개척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성과로 현재 세계 최대 태양전지 제조회사에 당사의 기술로 만들어진 공정을 연구개발R&D 장비에 적용해 평가받고 있다.
호진플라텍의 R&D 전략과 역량은 무엇인가?
회사의 연혁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중소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개발만이 살길이라는 목표 아래 총 45명의 직원 가운데 약 15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을 꾸준히 유지하며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부설 연구소의 우수한 개발 능력과 기술 혁신 역량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우수 기업 연구소로 지정되었다.
국내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지원 및 전략과 대책 등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인력 수급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사와 같은 규모의 중소기업에는 취업 지원자를 찾기 어려울뿐더러, 채용이 이루어지더라도 지속적인 성장 동력과 미래에 대한 비전 공유에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외국인 근로자 채용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업종 특성상 화학물질관리법 및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등의 규제 완화와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에 너무 큰 비용에 대한 부담 해소 방안 등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는?
당사의 관심은 항상 미래 기술에 있다. 따라서 차세대 첨단 패키징에 필요한 필수 요소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❽(복합 접합) 및 재배선 기술Redistribution❾ 등에 대한 개발계획을 수립해 진행해왔으며, 일정 수준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이를 더욱 고도화 및 안정화시켜 시장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또 하나의 요소 기술인 글라스Glass 기반의 인터포저Interposer❿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및 미국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개발 컨소시엄에 글라스 관통 홀Through Glass via-holes, TGV 도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참여하고 있다.
  • ❽ 반도체(다이)와 반도체, 혹은 반도체와 웨이퍼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
  • ❾ 웨이퍼 상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본딩 패드를 금속 층을 추가로 형성시켜 원하는 위치에 다시 형성시키는 패드 재배열이 목적이다.
  • ❿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로 다양한 다이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 표면처리 특화 기술 전문기업
호진플라텍은 1979년 호진실업을 모태로 하며, 처음에는 무역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1985년 세계적 도금 기술 기업인 독일 Dr.Ing Max Schlötter GmbH & Co의 제품을 취급하면서 표면처리 업계에 발을 들였다. 초기에는 독일 회사의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대리점 역할이었으나 이후 국산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1995년 충남 천안에 ㈜호진플라텍이라는 제조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연구 및 기술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1999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조립 산업에 사용되는 고속 주석·납 합금도금액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LG반도체에 납품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국산화 노력을 통해 외국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많은 제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표면처리 기술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s4_3_7.jpg
 이번 호 PDF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