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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자율주행 시대는
과연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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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는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필수적인 교통수단이다. 글로벌 완성체 업체와 ICT 기업들은 자율주행 기술 선점을 추진 중이지만 기술개발 등의 한계를 마주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현황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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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 도와주겠나!”로 대변되는 <전격Z작전>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 것이다. 1987년 우리나라 KBS에서 재방영했던 그 당시에는 꽤 유명한 인기 미국 드라마였다. 그러면 주인공 마이클이 타고 다니던 그 멋진 자동차도 기억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바로 자율주행의 기능을 다 갖춘 멋진 디자인의 방탄스포츠카였다는 사실이다. 최근 자율주행차가 언론에 회자되고 또 시장에 일부 보급되면서 가까운 미래에 나와 내 자가용이 마이클과 키트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 번지고 있다. 키트가 나를 도와 내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알아서 데려다주는 자율주행 시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것이다.
자율주행은 사람이 아닌 기계, 즉 차량이 운전자가 수행한 모든 인지와 반응을 대행한다. 이를 위해 주요 선진국들은 새로운 시장 선점을 위한 2025~2027년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Level 3)를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작사와 ICT 기업들은 더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위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구글, 모빌아이, 엔비디아를 포함한 ICT 업계와 수평분업형으로 전략적 협력을 통한 변화를 모색하면서 자율협력주행Connected Automated Driving, CAD을 위한 자동차용 전장품의 개발을 위한 표준화, 모듈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결국 시장의 선점을 위함이다. 자율주행자동차 플랫폼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컴퓨팅, 통신, 지도, 서비스 등의 세부 분야로 분류되고, 특히 차내 각종 장치 및 부품들과의 연결을 위한 전용통신망In Vehicle Networking, IVN 네트워크 및 차량의 외부 망과의 연계를 위해 차량Vehicl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VICT 기반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이용성 향상과 기술 개발자의 효율적 기술개발이 가능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 진행되는 기술개발의 일환이다.
s1_3_tit.jpg 자율주행의 5가지 레벨
자율주행자동차는 기능의 수준에 따라 5단계(레벨 0~레벨 4)로 나눌 수 있다. 아무런 기능이 없는 자동차는 레벨 0, 전방차량 충돌경고장치나 좌우측 혹은 후방 접근차량 경고장치, 차로이탈경고장치 등이 기능으로 장착된 차량은 레벨 1로 분류된다. 적응형 순항제어장치ACC❶나 차로유지지원장치LKAS❷ 등이 장착되어 운전자의 손과 발이 잠시 쉴 수도 있는, 그러나 운전자가 직접 운전할 수 있는 권리인 소위 제어권은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있는 것이 레벨 2로 분류된다. 여기에 더해 자동차에 운전자의 눈과 같은 시각 인지 기능을 보강하는 라이다 혹은 카메라 센서를 설치하여 운전자가 손과 발, 눈을 잠시 쉬면서 일정 시간 혹은 도로의 일정 구간에서 차량에게 제어권을 맡길 수 있는 고도의 기능을 갖추면 레벨 3이라 부른다. 도로에서 주행 시 손과 발, 눈을 모두 쉬면서 주행의 제어권을 차량에게 모두 넘기게 되면 레벨 4가 된다. <전격Z작전>의 주인공 차량인 키트가 바로 레벨 4 기능을 장착한 차량이라고 보면 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레벨 4의 연구개발이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상용 제품의 등장은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지원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능은 레벨 2를 들 수 있다. 레벨 2는 최근에 출시되는 신차들 중 중대형 승용차에 거의 기본형으로 장착되는 기능으로 포함되고 있다. 기능에 대한 가격은 따로 표시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신차의 차량 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부분적으로 일부 구간에 제한된 시간 동안 부분적인 제어권 전환이 가능한 레벨 3은 2025년 이후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작회사에서 시장에 선보이는 신차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레벨 3 기능을 장착한 차량의 가격은 현재 가격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 비쌀 것인 데다 사고 시 보험 문제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아직 완벽하게 마련되지 않아 수년 지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❶ 적응형 순항제어장치Adaptive Cruise Control: 차량 전방에 장착된 레이다 혹은 카메라를 사용해 앞차와의 간격을 적절하게 유지해주는 시스템.
  • ❷ 차로유지지원장치Lane Keeping Assist System: 차로를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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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자율주행셔틀 등 새로운 교통수단과 공유 기반의 연계 교통 시스템의 도입과 같은 다양한 미래 기술 기반의 신개념 교통 시스템을 글로벌 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
s1_3_tit.jpg 레벨 4 상용화를 막는 문제들
이렇듯 운전자의 제어권을 차량에 일부 혹은 상당 부분 이양하는 기능인 자율주행차량 레벨 3 혹은 레벨 4를 위해서는 인간의 인지 반응 기능을 대행할 수 있는 고가의 센서 즉,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고성능의 센서들을 차량에 부착해야 한다. 그러나 차량의 기술과 센서들만으로는 부족하다. 차량이 주행하는 도로 인프라가 디지털화 기반으로 전환되어 도로가 차량이 해야 할 기능의 상당 부분을 협력,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도로에도 센서를 부착하고 도로표지나 교통정보, 고정밀 지도 등을 차량-도로 간 통신V2X 기반 초연결성을 통해 디지털로 전송하면 레벨 3, 4 자율주행차가 부착하고 있는 고가의 센서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운전자가 잠시 졸음운전을 해도 도로 인프라가 차량과 협력하면 교통사고의 개연성을 낮춤으로써 사망이나 치명상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진정한 제어권 전환이 이루어지는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차량의 인지 센서 및 연계 기술이 인간의 수준으로 향상되어야 하는 조건이 만족되어야 하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은 인간의 고도의 인지 기능을 대행하기에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많은 기술개발과 실증시험이 필요하기에 진정한 자율주행 시장의 형성은 단기간 내에 실현되기는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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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_3_tit.jpg 상용화 속도 올리는 자율주행셔틀
승용차 중심의 자율주행 외에 대중교통 및 화물차 등 다양한 수단별로도 특정한 목적과 조건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개발과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도시에 거주하는 일반 시민들의 승용차 대체 통행을 위한 목적으로 자율주행셔틀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세종시 등 일부 도시에서는 일반 버스 등 도시 내 기존 대중교통에 연결하는 보조적인 대중교통의 수단으로 자율주행셔틀의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자율주행셔틀은 일반 승용차와는 달리 중소기업형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저속주행으로 도심지의 대중교통 결절점을 연결하는 보조수단으로 적용이 가능해 이에 적용되는 자율협력주행CAD 기술 등 다양한 연계 기술들을 관련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셔틀이 기 개발되어 시험운행 중이고, 일부 제작사에서 6~12인승 수준 셔틀버스 차량을 전 세계에 보급하면서, 현재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뉴질랜드, 미국 및 한국 등에서 본격적인 시험운행이 진행되고 있다. 자율주행셔틀은 승용차의 자율주행 기술보다 상용화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도심지의 제한된 특정 도로구간에서 속도 20~30km/h 내외의 저속으로 대중교통의 보조수단 형태로 주로 역과 공공장소 등을 연결하는 시범적인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일환으로 현실적인 실증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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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뉴질랜드, 미국 및 한국 등에서 본격적인 자율주행셔틀 시험 운행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CES 2024 마이크로소프트 전시관에 전시된 독일 ZF 자율주행셔틀.
자율주행셔틀 서비스는 기존에 자가용과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 이용자의 통행 수요를 해결하는 전형적인 모빌리티 패턴에서 나타나는 짧은 통행 결절구간 즉, 라스트 마일Last-mile 혹은 퍼스트 파일First-mile 연결을 지원해, 불필요한 자가용 수요로 야기되는 도심지 혼잡 및 주차 문제 등을 공유 기반 모빌리티로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도심지 특정 구간에서 이러한 목적으로 자율주행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기존에 대중교통을 연결하기 위해 자가용 주차 후 환승Park&Ride으로 이루어지는 통행 패턴에 대변혁이 일어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존 승용차 중심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자율주행 기반으로 전환하는 미래형 모빌리티의 모습이다. 세종시와 순천시, 여수시, 강릉시 등 중소도시에서 도시교통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미래 모빌리티 실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우리나라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뒤져 있지만, 서비스 및 실증 기술 수준은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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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셔틀은 저속주행으로 도심지의 대중교통 결절점을 연결하는 보조수단으로 적용이 가능해 이에 적용되는 자율협력주행CAD 기술 등 다양한 연계 기술을 관련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있다. 사진은 지난 2023 년 11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자율주행셔틀버스 첫 시승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s1_3_tit.jpg 녹색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자율주행 기술의 필요성
최근 에너지 위기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대변혁과 지구온난화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규제 등이 전 세계의 환경 이슈로 제기되면서, 교통부문의 친환경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친환경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서는 자율주행셔틀 등 새로운 교통수단과 공유 기반의 연계 교통 시스템의 도입 및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교통 스케줄 서비스 등 다양한 미래 기술 기반의 신개념 교통시스템을 글로벌 정책으로 적용해야 한다. ICT와 자동차의 접목을 통해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 및 기후 환경 변화에 대응 가능한 맞춤형 이동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도심형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는 대중교통, 개인용 이동수단, 공유차 등 전기차 중심의 다양한 교통수단을 지능형교통체계Intelligent Transport System, ITS❸ 기반으로 통합·관리하는 이용자 맞춤형 신교통 서비스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에서 개인 통행 일정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용자 중심의 시스템으로 교통체계를 전환할 수 있게 된다.

도심 전용공간에 자율주행셔틀 서비스의 개발 및 시범운영을 통해 실제 서비스가 가능한 도심 환경에서 참여 기업들이 기술을 테스트하고 실증 경험을 확보하게 되면 관련된 신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도시 내 주거단지와 생활권역 연계를 위한 저속형 레벨 4 자율주행셔틀 서비스 운영을 통해서 안전성, 신뢰성 보장 및 사용자 수용성을 확보하게 되면 단기간 내에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새로운 산업 기반이 마련되면서 중소·중견 기업들에게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격Z작전>의 마이클과 키트의 실현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조금 더 기다려 보자.
  • ❸ 지능형교통체계Intelligent Transport System, ITS: 전기·전자·정보·통신·자동차 기술을 교통에 적용해 심각한 교통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종합교통정보의 수집·가공·전파 시스템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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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준 박사, 한국과학기술원 초빙교수 겸
ISO TMB 이사
한국교통연구원 교통기술연구소장, 국가과학기술심의회의 공공우주전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ISO 기술관리이사회TMB 이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 GCC 초빙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 전문경력위원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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