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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상용화
안전성·에너지원 확보가 관건

조환기
청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충북 드론·UAM 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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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교통수단은 지상 교통에 국한되지 않는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 UAM이 상용화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정부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 구상에 따라 UAM 기체 개발과 제반 인프라 구축 사업이 한창인 가운데 조환기 청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를 만나 UAM 기술개발 현황과 상용화를 위한 과제를 짚어봤다.

word 김광균 photo 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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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수님께서는 충북 드론·UAM 연구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계시는데요. 어떤 목적으로 연구센터가 만들어졌으며,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충북 지역은 배터리 생산업체나 수소연료전지 제조기업들이 있고, 청주 지역 내에 청주국제공항과 공군사관학교, 비행장도 갖추고 있는 만큼 충북도에서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러던 차에 첨단기술 분야인 UAM 산업 유치를 위한 기반 연구와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21년 충북 드론·UAM 연구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충북도의 지원 아래 한국교통대와 협력체계를 갖춰 지난 3년간 시설 구축, 연구개발,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수행해왔습니다. 동시에 도심을 날 수 있는 비행체 설계와 개발, 기술 검증에 주력했습니다.
Q 충북 드론·UAM 연구센터를 운영하는 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지난해까지 2인승으로 설계된 기체의 1/5 스케일로 축소한 UAM 비행체 2대를 개발하고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시험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사이즈를 키워도 외형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술 검증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직접 탑승할 수 있는 사이즈로 바로 확장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일종의 탐색 개발을 수행한 것으로 보면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후 기술 이전을 하거나 지역 단위의 관광 수요에 맞는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 ❶ 연구 개발의 첫째 단계. 개발하고자 하는 체계의 부체계 또는 주요 구성품에 대한 위험 분석, 기술 및 공학적 해석,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 단계이다.
Q 도심항공교통UAM과 관련해 영화나 소설에서 봤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생각하는 이들이 많을 듯합니다. UAM의 개념과 기술적 의미는 무엇인가요?
UAM은 도심을 나는 항공기의 개념으로 보는 편이 적절할 듯합니다. 도심을 비행하려면 일반적인 항공기처럼 시끄럽거나 활주로를 요구해선 곤란하겠죠. 그러니까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야 하고 조용해야 하며 공해를 일으키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 조건을 갖춘 비행체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최근에는 UAM에서 AAMAdvanced Air Mobility 개념으로 발전했습니다. UAM이 도심 내 운행하는 택시의 개념이라면 AAM은 지역 간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시외버스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도심 내에서만 운행하는 개념을 넘어 지역을 오가며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수단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죠.
Q UAM의 상용화와 시장 선점을 목표로 많은 기업이 기술개발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UAM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교통 혁신의 측면으로 볼 수 있겠죠. 도시 집중화 현상이 가속화되다 보니 지상 교통망을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교통 문제를 해소하기에 한계가 따릅니다. 지상, 지하 다음으로 공중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을 텐데 그동안 기술이 발전하면서 도심을 비행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돼 가는 상황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제 도심 공중 교통망이 생겨날 거라고 보는 것이죠. 또한 기존 교통수단에 비해 목적지까지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UAM이 상용화 단계로 가기 위한 핵심 기술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구동 에너지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로선 가볍고 오랜 시간 비행이 가능한 배터리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는 강력한 배터리 개발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죠. 다음으로 인증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이는 비행체가 얼마나 안전하게 운행 가능한가 하는 안전성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UAM 기체도 항공기와 마찬가지라서 일부 시스템이 고장을 일으키더라도 비행과 착륙에 문제가 없도록 비상 상황에 대한 다중화 시스템을 잘 갖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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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드론·UAM 연구센터는 충북도의 지원 아래 한국교통대와 협력체계를 갖춰 지난 3년간 시설 구축, 연구개발, 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수행해왔다.
Q 세계적으로 UAM 기체 개발은 어느 수준까지 와 있으며, 국내 기업들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시나요?
세계적으로는 이미 상용화에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오파브OPPAV(유·무인 겸용 전기 수직 이착륙기)’의 2인승 기체가 완성 단계에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이제 2인승 기체의 시범 비행에 성공한 상태로 4~5인승 기체를 개발한 다른 국가들과 기술적 격차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도 지원만 충분하다면 개발할 수 있겠지만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돼야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겁니다. 좋은 기술력으로 물건을 만든다 해도 팔 수 있는 시장이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현대차나 한화시스템 같은 기업들이 미국에서 4인승 기체를 개발 중인데요. 그곳에서 제품을 개발해 인증을 받아 해외 시장에 판매하고 추후 국내에 들여오는 식으로 기술력과 시장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Q UAM 실현을 위해 기체 개발은 물론 도심항공교통체계 마련, 관련 인프라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을 텐데요.
공중 교통망을 만드는 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많은 시도를 해왔고, 항공기와 유사하게 구축하면 된다고 봅니다. 무인으로 운행하는 경우에 대비해 원활한 교통관제가 가능한 교통관리체계도 갖춰야 하고요. 또한 기체의 이착륙이 가능한 버티포트가 필요합니다. 버스터미널이나 공항처럼 비행체 정비와 배터리 충전, 탑승체계, 상업 시설 등을 갖춘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버티포트는 중요한 인프라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심에서 운행하려면 중심지에 버티포트가 구축돼야 하는데요. 기존 헬리패드Helipad❷를 이용한다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충전이나 정비 시설은 물론 다른 교통수단으로 환승할 수 있는 연계 교통망도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UAM 개발에 나선 주요 기업들이 도심에서 실현 가능한 버티포트 모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❶ 버티컬vertical과 공항airport의 합성어로, UAM 같은 수직 이착륙 비행체가 충전 및 정비 등을 할 수 있는 터미널이다.
  • ❷ 헬리콥터 또는 드론의 수직 이착륙을 위한 비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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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 에너지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로선 가볍고 오랜 시간 비행이
가능한 배터리가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Q 한때 수상택시와 같은 신교통수단이 각광받았지만 시장에서 외면받은 사례를 볼 수 있는데요. UAM 상용화 성공의 관건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경제성과 안전성이 담보돼야 합니다. 이동시간 단축이 가장 큰 장점인데 목적지까지 환승하고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 이용률이 떨어지겠죠. 탑승 비용도 저렴해야 할 테고요. 택시요금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책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크게 낮추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초기에는 상업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Q 아직 실현되지 않은 시장이다 보니 예측이 쉽진 않겠지만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2024년 파리올림픽에 맞춰 시범 운영을 목표로 준비 중입니다. 2028년 LA올림픽 때 택시처럼 운영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목표입니다.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대략 2030년 이후 상용화가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2035년 이후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UAM은 안전이 보장되고 가격만 저렴해진다면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런 미래로 가려면 결국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항공기의 경우도 초기에는 사고가 많이 났습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기술 기반의 사회에서 그 정도로 사고가 발생한다면 감당하기 어렵겠지만 비행체의 안전성이 검증된다면 상당히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향후 형성될 UAM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정부의 정책 지원을 비롯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정부 차원의 로드맵을 만들어 놓은 것만으로도 이 분야의 산업을 리딩하려는 의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단계인 만큼 기업 입장에서 정부 지원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정부는 교통망이나 버티포트와 같은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하고요. 항공 교통망은 정부의 관리 영역이기 때문에 정부 산하기관을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들도 경제성이 있다는 판단이 들면 시장에 적극 참여해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서줄 것으로 기대하고요. 이와 함께 주요 기업들이 지역에서 활발히 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자체 단위의 행정적·재정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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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기 교수는 안전이 보장되고 가격이 저렴해진다면 UAM의 시장성은 충분하다며 상용화의 핵심은 안전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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