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주요 기술 분야 정책 변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하면서 미국의 과학기술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산업 지원 의지를 유지하면서도 CHIPS 법안의 일부 조건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해외 확장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텔이 중국
내 후공정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제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대중국 수출 통제 역시 더욱 확대하고 있다. 해외 직접 제품
규칙FDPR을 통해
해외
생산 반도체까지 중국으로의 수출 차단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관세 부과와 같은 간접적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대규모 지원책과 수출제한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인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은 CHIPS 보조금을 기대하며
미국 내
새로운 팹 건설을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재검토로 일부 프로젝트는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중국은 제재 우회 기술을 개발하며 7nm급 스마트폰 칩을 출시하는
등 자체
기술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고, 대규모 반도체 펀드를 가동해 핵심 반도체 기술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추진 중이다. 동맹국들도 전환점에 놓였다. 대만 TSMC는 미국 투자
확대와
대만 내 첨단 공정 유지 사이에서 전략을 재고 중이고, EU는 EU CHIPS법을 통해 2030년 세계 반도체 생산의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차 전환 속도를 조정하는 한편, 핵심 광물 확보 등 전략산업 지원은 지속하고 있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 연방 지출의 재검토와 함께,
전기차EV 세액공제 적용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해외 부품 비중이 높은 차량은 혜택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주 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에 대한
연방 차원의 대응을
모색하고 있으며, 자동차 가스 배출 규제 완화도 함께 추진될 수 있다.
한편,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의 안정성과 기술 자립성 확보를 위한 전략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캐나다, 호주 등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공급 기반을 다변화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EV 및 부품 생산 공장의 리쇼어링 투자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유지하거나 확대할 여지도 있다.
‘규제 부담 경감’과 ‘민간 주도 성장’을 기조로 취임 직후 발표한 미국 AI 리더십 장애 제거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기관의 AI 리스크 평가 및 공정성 보고 의무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예산관리국OMB은 부처별 AI 파일럿 및 업무 자동화 프로젝트의 신속 승인 트랙을 마련해, 도입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도록
했다.
또한 의회에 상정된 CREATE AI 법안을 통해 중소기업·지방대에 GPU 바우처 지급, 러스트벨트 ‘AI 제조 특구’ 지정, 세액공제·전력‑인프라 패키지 지원 등을 포함해
지역 산업 재생과 제조 리쇼어링을 결합한 인센티브 설계를 추진하고 있다.
2025년 1월 21일 발표된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도 상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 OpenAI,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이 주도하는 민관
합작 벤처는
2029년까지 500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전역에 20개의 초대형 AI‑전용 기가데이터센터와 약 15GW 규모의 전원 설비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미국 AI 리더십 확보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며, 세제 혜택과 심사 간소화를 약속했다.
이러한 기술·전략적 전환은 단순한 산업정책을 넘어 국제적 AI 패권 경쟁의 구도를 재편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명령은 ‘허가 간소화’와 ‘세제 혜택’을
강조하여, 동종 데이터센터라 하더라도 입지와 공급망 조건에 따라 접근성이 크게 달라지는 환경을 만들고 있으며, AI 칩 공급 제한(반도체 정책) 및 전력망 확충(에너지
정책)과 교차 작용하여 국가 간 AI-전력 복합 패권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자체 GPU 및 대형모델 생태계를 기반으로 제재 회피-내수 확대 전략을 강화하는
반면, 미국·EU·동맹은 ‘안보 기반 FDI 제한’과 공동 검증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등 다양한 복합 변수가 얽힌 세계 AI 산업 지형을 다시 그리는 전면적 재편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