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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R&D Project
글로벌 TOP 설계기술에 소재 국산화까지,
에너지 전환기의 진짜 경쟁력!
복합화력발전 가스터빈용 소재 기술개발
두산에너빌리티㈜
김아름  사진 서범세

지금 세계는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중요한 과도기를 겪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는 친환경적이지만, 날씨나 지리적 조건에 따라 전력 생산이 불안정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기존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는 안정적이나 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정적이면서도 친환경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천연가스를 활용한 복합화력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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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명

복합화력발전 가스터빈용 소재 기술개발

제품명(적용 제품)

복합화력발전용 380MW급 가스터빈

개발기간
(정부과제 수행기간)

2020.4. ~ 2024.12.(57개월)

총 정부출연금

약 350억 원

개발 기관

두산에너빌리티㈜

참여 연구진

두산에너빌리티㈜ 이의종 총괄책임자,
HD현대마린엔진 최정호 1세부책임자,
한국로스트왁스㈜ 정의석 2세부책임자,
성일터빈 강경무 3세부책임자,
세아창원특수강 신정호 4세부책임자 외

친환경·고효율 복합화력발전의 핵심 기술
복합화력발전은 연소 과정에서 생성된 열에너지를 두 종류의 동력 장치에 순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전력 생산효율을 높인다. 고온·고압의 가스와 수증기는 각각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을 거치며 약 60% 이상의 발전효율을 기록하는데, 이는 증기터빈만 사용하는 기존 석탄발전보다 1.5배가량 높은 수치다. 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석탄 대비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약 90%, 황산화물 및 질소산화물은 약 70% 수준으로 줄일 수 있어 환경 부담을 크게 낮춘다.

복합화력발전 기술의 핵심은 가스터빈이다. 가스터빈은 고온·고압의 연소 가스로 터빈을 회전시키고,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한다. 이때 연소 온도가 높을수록 열에너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기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어 가스터빈의 효율이 더욱 향상된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더 높은 온도에서 작동 가능한 가스터빈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국내 최초, 세계에선 다섯 번째로 270MW급과 380MW급 복합화력발전용 가스터빈을 자체 개발한 두산에너빌리티 이의종 수석은 가스터빈을 ‘기계 분야의 꽃’이라 비유했다.

“가스터빈 기술은 전투기, 항공기 엔진 등 방위산업과 직결되어 국가적으로 관리·보호받습니다.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 등 일부 선진 업체가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후발 주자는 기술개발 및 산업 육성에 어려움을 겪지요.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산업부의 지원과 꾸준한 자체 연구·개발 덕분에 오늘날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기의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발전 단가가 높다. 이 또한 두산에너빌리티가 고효율·대용량 가스터빈 개발에 매진하게 된 배경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TOP5의 화룡점정 연구과제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고효율·대용량 발전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270MW급 가스터빈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2024년에는 이를 한 단계 끌어올린 380MW급 가스터빈까지 독자 기술로 완성했다. 다음 스텝은 국산 가스터빈의 핵심 소재와 부품에 대한 공급망 자립으로 정했다. KEIT의 ‘복합화력발전 가스터빈용 소재 기술개발’이 이를 위한 프로젝트다.

이 수석은 “가스터빈 중에서도 특히 ‘터빈’ 부문은 기술력, 비용, 제작 일정 등 모든 측면에서 핵심”이라며 “세계적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스터빈 부품 수급 경쟁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며 과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본 과제는 ‘섭씨 1650℃에서 안정적으로 견디며 원활하게 작동하는 가스터빈용 부품과 그 소재’를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1650℃는 화산 용암보다 약 400℃ 높은 온도로, 철이나 니켈 등의 금속을 물로 만드는 수준이다. 이 같은 극한의 조건을 견딜 수 있는 금속은 오직 ‘초내열합금’뿐. 과제 착수 전까지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업체는 없었다. 생산된 초내열합금 잉곳Ingot(덩어리)을 다시 녹이고 단단한 결정으로 냉각시키는 기술 또한 이번 과제의 주요 개발 항목.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소재 수요 기업이자 주관 기업으로서 각 부품의 3D 형상 모델과 2D 도면을 제공하고, 기술 지원은 물론 해외 연구 및 개발 인력까지 초빙해 협력사들이 과제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총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과제를 통해 개발할 주요 부품은 총 4종이다. 터빈 1단 블레이드, 터빈 2단 블레이드, 터빈 2단 베인, 터빈 디스크. 각각 HD현대마린엔진, 한국로스트왁스㈜, ㈜성일터빈, 세아창원특수강이 분담해 제작을 맡았다. 2020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총 57개월의 연구·개발 끝에 2개 부품은 양산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2개는 양산 검증을 거치고 있다. 현재 제작 중인 부품은 연내 생산을 완료하고, 내년 가스터빈 본체 제작에 쓸 계획이다. 최종 가스터빈 제품은 2027년 무렵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 ❶ 초내열합금 : 니켈Ni, 크롬Cr, 코발트Co 등을 혼합해 만든 특수 금속 합금. 고온 및 고압에서 녹거나 변형되지 않도록 하는 핵심 기술이 집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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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섭씨 1650℃에서 안정적으로 견디며
원활하게 작동하는 가스터빈용 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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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고효율·대용량 발전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270MW급 가스터빈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2024년에는 380MW급 가스터빈까지 독자 기술로 완성했다.
하나의 과제, 수많은 산업의 기틀로
“그동안 열심히 가스터빈 설계기술을 축적해왔지만,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주문량이 적은 탓에, 부품 제조사와의 일정 조율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지요. 결국 국내 공급망이 뒷받침되어야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 믿음으로 꾸준히 노력한 끝에 오늘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이번 과제는 단순히 몇몇 부품이나 소재 개발을 넘어, 산업 전반의 에너지 전환과 기술 자립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최근 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력이 요구되고 있다. 동시에 전 세계가 탄소중립이라는 과제에 직면한 지금,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해답은 고효율·청정 에너지 확보에 있을지도 모른다.

인터뷰를 마치며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떠올랐다. 해외의 기존 업체와 일하면 개발 비용이나 품질 리스크 없이 검증된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산에너빌리티는 협력기업과의 자립적 기술 생태계를 선택하며 지난한 과정을 함께 헤쳐나가고 있다. 눈앞의 효율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위한 선택. 우리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금 환기하며, 오래된 격언이 지금도 유효한 진실임을 보여준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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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GT서비스설계팀 이의종 수석
1650℃를 견디는 최고 사양 부품 소재를 개발했다. 그렇다면 좀 더 낮은 온도용 부품도 국산화가 가능한가?
소재 자체는 같지만 가스터빈마다 쓰이는 부품의 미세한 형상이 다르므로 그대로 적용할 순 없다. 이번 과제만 해도 같은 소재를 가지고 4개의 다른 기업이 다른 형상의 부품을 만들 만큼, 모양을 제대로 내는 기술이 까다롭다. 이번 과제를 통해 쌓은 기술력으로 이전 버전의 부품은 비교적 수월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 같다.
과제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도 궁금하다.
이번 과제는 하나의 부품과 소재를 개발하는 일이면서도, 그에 필요한 수많은 선행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였다. 수요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부족했던 것은 시간이었다. 각 부품을 맡은 협력사들이 기술적 한계에 부닥쳤을 때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이나 인력을 지원하는 것 또한 쉽지 않았고. 사실 가장 큰 어려움은 협력기업들이 겪었을 터다. 고도의 기술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야 하는 압박감 속에서 품질까지 책임져야 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KEIT의 ‘증기터빈용 소재 부품 기술개발’ 과제도 진행했다. 두 기술이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증기터빈 소재 부품 개발도 사업 완료 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 가스터빈과 증기터빈은 각각의 독립적인 사업 분야이기 때문에 기술 시너지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소재 국산화를 통한 공급망 안정화, 국내 기술력 확산, 산업 생태계 동반 성장 등의 측면에서는 확실하게 긍정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친환경 에너지 시대로 향하는 과정에서 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연구팀의 목표라면?
현재 가스터빈 개발에 2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되어 있고 각기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글로벌 톱 수준의 가스터빈 OEM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수소 연료 기반 가스터빈 개발을 포함해, 시대가 요구하는 청정에너지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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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는?
2022년 ‘에너지’와 ‘지속 가능성’을 결합한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전 사명은 두산중공업이었다. 친환경 에너지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가스, 신재생, 수소, SMR(소형 모듈 원전)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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