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차의 움직임을 미리 알지 못해 깜짝 놀라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앉은 위치에 따라 움직임을 예측하는 능력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운전자는 도로 상황을
보며 차선 이동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타이밍을 미리 압니다. 이때 뇌는 핸들을 꺾거나 페달을 밟는 명령만 내리는 게 아니라, ‘곧 몸이 왼쪽으로 쏠릴 거야’, ‘속도가
줄어들 거야’라는 예측 신호를,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귀 안의 전정기관에 미리 보냅니다. 일종의 ‘예비 경고장’이죠. 그래서 몸이 흔들려도 뇌는 ‘계획대로군!’ 하며
침착하게 대응합니다. 반면 뒷좌석 승객은 차가 언제 설지, 어느 방향으로 돌지 모른 채 앞좌석 뒤편, 정적인 스마트폰 화면 또는 흐릿한 바깥 풍경만 보게 됩니다.
이때 전정기관은 ‘몸이 흔들린다!’라고 뇌에 비명을 지르는데, 눈은 ‘가만히 있는데?’라고 말하며 신호가 충돌합니다. 이를 ‘감각 갈등’이라고 합니다. 이런 감각
갈등 상황에서 생존에 최적화된 우리 뇌는 마치 독성 물질을 먹어 신경계에 이상이 생긴 위급 상황으로 착각하고, 몸 안의 독소를 내뱉으려 구토를 유발합니다. 수만 년
전 인류의 진화적 경험이 현대의 자동차 안에서 멀미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셈이죠. 다행히 최근에는 전정기관에 미세한 전기자극을 주어 이런 감각 불일치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면서,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멀미 없는 이동이 가능해질지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