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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ism>슬기로운 기술 생활
“敵 타격에 농사까지 척척”
AI 드론, 전쟁·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김형자 과학 칼럼니스트

드론 기술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AI와의 융합은 단순한 원격조종 비행체에 불과했던 드론을 고도로 지능화된 자율비행부터 실시간 데이터 분석,
보안·감시에 이르기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AI 드론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지금부터 AI 드론의 핵심 기술을 만나볼까요.

키워드 사전
통신 두절을 극복하는
두 가지 무기
SLAM (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
GPS가 끊긴 상황에서도 드론 스스로 고유 특징점을 추출해 3차원 지도를 그리고 자신의 정밀 위치를 파악하는 ‘길 찾기’ 알고리즘.
에지 AI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로 보내지 않고 드론 기체 내부에 탑재된 칩에서 직접 처리하여, 즉각적으로 표적을 식별하고 타격 등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에지 AI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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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AI 방산업체 헬싱이 2025년에 공개한 초음속 스텔스 드론 ‘CA-1 유로파’. 2027년에 첫 시험 비행 예정이다.
취미용 장난감에서 ‘전쟁의 지배자’로
2022년은 ‘드론의 해’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드론이 국내외 뉴스의 화두였습니다. 러시아가 드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를 공습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군도 드론으로 러시아 공군기지를 공격했습니다. 드론이 전쟁에서 주요 공격 수단으로 활용된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2022년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서울 북부와 경기도 김포·파주, 인천 강화도 일대 등 우리 영공을 침범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불과 10여 전만 해도 드론은 공원에서 사진을 찍거나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값비싼 장난감에 불과했습니다. 그런 드론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계기로 전력의 핵심 요소가 된 것입니다. 수백만 원짜리 상용 드론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전차를 파괴하고, 인간의 조종 없이도 적진을 정찰합니다.

드론은 이제 단순한 비행체가 아닙니다. AI라는 ‘뇌’를 장착해 적진을 종횡무진 누비는 ‘지능형 감시·정찰 및 타격 시스템’으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과거 SF 영화에서나 보던 ‘스스로 생각하는 무기’가 현실화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무기체계의 변화를 넘어 전쟁의 수행 방식이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GPS 없는 환경에서의 생존 전략 기술 ‘SL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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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의 필수 기술로 꼽히는 SLAM 알고리즘은 전파 방해로 GPS가 무력화된 상황에서도 드론 스스로 특징점을 추출해 자신의 좌표를 갱신하도록 돕는다.
드론은 무선전파로 비행과 조종이 가능한 비행기나 헬리콥터 모양의 무인기를 뜻합니다. 기존의 원격조종 드론은 카메라가 찍은 영상을 인간 조종사에게 보내고 조종사가 이를 판단해 명령을 내리는, 원격조종자와의 데이터 링크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였습니다. 반면 AI 드론은 기체 내부에 장착된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통해 독자적으로 전술적 판단을 합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원격조종 비행체에 불과했던 드론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자율 시스템으로 진화한 핵심 요소로 SLAM(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과 에지 AIEdge AI 기술을 꼽습니다. 과거의 드론은 위성항법시스템GPS 신호에만 의존했습니다. 그래서 GPS 신호가 끊긴 숲속이나 건물 지하, 혹은 적군의 전파 방해Jamming가 심하게 발생한 지역에 들어서면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현대전의 가장 큰 변수는 전파 방해입니다.

그럼 이 같은 지역에서 AI 드론은 어떻게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이 바로 SLAM입니다. SLAM은 미지의 환경을 비행하면서 주변의 3차원 지도를 그리는 동시에, 그 지도 안에서 자신의 정밀 위치를 찾는 고난도 알고리즘입니다. 마치 사람이 눈을 감고도 집 안 구조를 파악해 걷는 것과 같습니다. 적군의 전파 방해 공격으로 GPS 신호가 무력화된 상황에서도 스스로 지도를 그리며 길을 찾는 기술이죠.
예를 들어 드론이 낯선 방에 들어갔을 때 벽이 어디 있고, 가구가 어디 있는지 스스로 그림을 그리며, 동시에 ‘아 나는 지금 TV 앞에 있구나’라고 자신의 위치를 깨닫습니다. GPS가 터지지 않는 동굴이나 건물 안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일등공신인 셈입니다.

SLAM 기술은 카메라(눈)나 라이다(촉각), 자이로스코프(평형감각) 등 여러 센서를 통해 벽의 모서리, 나무의 위치 등 고유의 특징 점Point을 잡은 다음, 추출된 점들을 연결해 3차원 공간 지도를 생성합니다. 그러면서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열 감지 카메라 등 열 센서로 온기를 느껴 ‘저기에 사람이 숨어 있구나’라고 종합 판단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지도와 현재 센서 데이터를 비교해 자신의 좌표를 갱신합니다.

이러한 SLAM 기술 덕분에 AI 드론은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복잡한 폐허나 벙커 내부로 스스로 침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 인간 조종사가 시야 확보가 어려워 포기해야 했던 구역까지 정찰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드론 기술의 정수 ‘에지 AI’
여기에 드론 내부에서 데이터를 즉시 처리하는 에지 AIEdge AI가 결합돼 통신이 끊긴 상태에서도 적군의 전차와 민간 차량을 정확히 구분하여 타격할 수 있습니다. 에지 AI는 데이터 분석과 처리를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자체 디바이스에서 직접 수행하는 기술입니다. 즉 드론의 몸체 안에 탑재된 아주 작은 AI 뇌인 ‘신경망 연산장치NPU’가 객체를 직접 인식합니다.

전자전 환경에서 통신 두절은 필연적입니다. 이때 에지 AI는 외부 지원 없이도 신경망 연산장치로 어떤 물체가 민간 차량인지 아니면 적군의 대공포인지 스스로 판단해 표적을 식별하고, 교전 우선순위를 설정합니다. 드론 내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해 “저건 탱크잖아? 공격!”과 같은 의사결정을 빠르게 내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에지 AI 기술은 실시간 응답 속도를 높이고,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AI 드론의 핵심 메커니즘은 ‘인지-판단-행동’의 완전한 로컬화Localization (현지화)입니다. 그 역할을 에지 AI가 하는 것입니다. 라이다·카메라·센서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드론 내에서 실시간 처리하여 주변 환경과 장애물을 인지하고, AI가 상황을 분석해 회피·경로 변경 등의 결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판단된 내용을 바탕으로 비행 제어 시스템이 즉각적으로 모터를 제어해 이동합니다. 이렇게 로컬화된 자율 지능은 고속 비행이나 통신이 단절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임무 수행을 가능하게 합니다.

현재 AI 드론은 단순한 감시를 넘어 ‘킬러 로봇’의 영역으로도 진입 중입니다. AI는 수천 시간의 정찰 영상 중 병력의 이동이나 위장된 포대만 골라내 지휘부에 보고하고, 최근 등장한 ‘배터리 교체형 AI 자폭 드론’은 목표물을 인식하면 시속 200㎞ 이상의 속도로 돌진해 적군 전차의 가장 취약한 부위를 골라 타격합니다. 또 수십·수백 대의 군집 AI 드론은 마치 새떼처럼 협력해 한 대가 격추돼도 남은 드론들이 임무를 대신 수행, 목표를 끝까지 완수합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전쟁의 경제학까지 바꾸고 있습니다. 수천만 달러의 미사일 대신 수천 달러의 AI 드론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파 방해가 일상화된 현대전에서 GPS 없이 비행하는 자율비행 기술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AI 드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AI 드론의 진화는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작전의 정확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판단이 개입되지 않는 살상이라는 윤리적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술의 흐름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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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우 전선에서 드론 조종하는 우크라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계기로 드론은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전차를 파괴하고 적진을 정찰하는 전력의 핵심 요소로 급부상했다.
지속 가능한 미래 농업의 핵심
AI 드론은 군사용 목적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특히 영상기술이 발전하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사진 촬영과 배달은 기본이며, 교통 환경을 파악하고, 도시 치안을 담당하고, 기상정보를 수집하고, 공중에서 건물을 짓습니다.

최근엔 농지를 감시하는 농업용 AI 드론도 등장했습니다. 과거의 농사가 농부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했다면, AI 드론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작물을 관리합니다. 고해상도 멀티스펙트럼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이 논밭 위를 비행하며 식물의 반사율을 측정한 후, 이 데이터를 분석해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작물의 수분 상태, 영양 부족, 병해충 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넓은 농지 전체에 농약을 살포하는 대신, 작물의 병충해 발생 지점 등 문제가 있는 구역에만 정밀 방제를 실시해 비용과 환경오염을 동시에 줄여줍니다.

AI 드론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몸살을 앓는 농촌에서 대체 불가능한 인력입니다. 사람이 직접 약대를 잡고 종일 걸려야 끝낼 작업을 몇 분 만에 마칩니다. 특히 지형의 고저 차이를 스스로 인식해 작물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씨앗 뿌리기부터 비료 살포, 심지어 수확량 예측까지 합니다. 그만큼 수준이 높아졌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AI 드론은 탄소 배출 저감에도 기여합니다. 대형 농기계의 가동을 줄이고 필요한 양의 자원만 투입함으로써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농업을 기피하던 젊은 세대에게 ‘스마트 농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며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앞으로 AI 드론은 식량안보를 지키고,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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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대저생태공원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임무형 드론 시스템이 정밀 파종을 시연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상 상황에 반응하며 자동 충전과 복귀가 가능한 최신형 항공 파종 장비다.
AI 드론이 쏘아 올린 ‘스마트 농업’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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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 및 환경 보호
넓은 농지 전체가 아닌 병해충 발생 구역에만 정밀하게 농약을 살포하여 환경 오염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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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력 대체
고령화된 농촌에서 사람이 종일 걸릴 파종과 비료 살포 작업을 단 몇 분 만에 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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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저감
고령화된 농촌에서 사람이 종일 걸릴 파종과 비료 살포 작업을 단 몇 분 만에 완수.
3D 프린터로 공중에서 시멘트 뿌려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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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직원들이 시공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해 공사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
AI 드론은 이미 건축산업에서도 현장 점검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공사 진척도 파악과 지형도 만드는 일은 이미 흔한 일입니다. 이제는 인간의 육안으로는 식별 불가능한 미세한 균열, 초기 단계의 부식 징후, 또는 내부 구조적 결함까지 정확하게 검출해냅니다. 기존에는 수백 미터에 이르는 교량, 초고층 빌딩에 설치된 대형 시설물을 검사할 때 작업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거나 제한적인 사진 분석에만 의존해야 했습니다.

건축 분야에서의 AI 드론 활동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중에서 직접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3D 프린팅 건축 기술까지 개발된 상황입니다. 이는 3D 프린터 노즐로 공중에서 드론이 시멘트를 뿌려 구조물을 만드는 기술입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항공로봇공학과 미르코 코바치 교수 연구팀이 그 주인공입니다.

연구팀은 말벌들이 공중을 날아다니며 나뭇가지나 처마 밑에 집을 짓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른바 ‘공중 적층 제조Aerial-AM’라고 하는 3D 프린팅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공중 적층 제조 시스템 또한 말벌처럼 공중을 빙빙 돌며 건물을 세웁니다. 3D 프린터가 장착된 ‘빌드론BuilDrone’이라는 드론이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건축 재료인 시멘트를 뿌려 한 번에 한 층씩 건축물을 층층이 쌓아 올려 굳히면 튼튼한 구조물이 만들어집니다.

철근이나 콘크리트도 분사해, 구조물은 물론 형태가 자유로운 비정형 건축재 제작까지 3D 프린터가 맡습니다. 이때 카메라가 달린 ‘스캔드론ScanDrone’이 함께 날며 작업 현장을 촬영한 후, 건설이 설계대로 진행되는지 상황을 점검해 다음 건축 단계를 알려줍니다. ‘공중 적층 제조’ 시스템은 초고층 건물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건물을 짓거나 교량 보수 작업을 하는 곳에 활용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산악 지형처럼 3D 프린터를 설치하기 어려운 험지나 멀리 떨어져 있는 벽지, 원자력발전소처럼 위험한 지역에 손쉽게 구조물을 세울 수 있습니다. 다리 교각처럼 사람이 직접 작업하기 곤란한 장소에서 손상된 부분을 수리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AI 드론의 다양한 변신 기능은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만큼 경제를 견인할 가능성이 무한합니다. 날로 첨단화되는 AI 드론의 변신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미래 비즈니스의 혁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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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자 과학 칼럼니스트
청소년 과학 잡지 <Newton> 편집장을 지냈으며, 현재 과학 칼럼니스트와 저술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구멍에서 발견한 과학>, <먹는 과학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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