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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R&D Project①
안전설계의 디지털 전환,
설계 품질을 표준화하는 AI 혁신
AI가 설계하는 미래의 방재 시스템
| 한방유비스㈜
김선녀 사진 서범세

복잡해지는 건축 환경과 다양한 화재 안전 규제 속에서, 화재 방호설비 설계는 오랫동안 전문가 경험과 수작업에 의존해왔다.
작업시간이 오래 걸리고, 설계자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 편차가 발생하며, 규정 위반 위험도 존재했다.
한방유비스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AI가 사람을 보조하고 설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새로운 안전설계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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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명

인공지능 기반 건축물 화재 방호설비 설계 엔지니어링 솔루션 개발

제품명(적용 제품)

UBISFIRE ver.1.0

개발기간
(정부과제 수행기간)

2020년 5월 1일 ~ 2023년 12월 31일

총 정부출연금

17억 9054만 3000원

개발 기관

한방유비스㈜, 방재시험연구원, 고려대학교

참여 연구진

최두찬 대표이사 외 29인 등

도면을 이해하고 법규를 해석하는 AI 기반 설계 플랫폼
급격한 도시화와 복합 건축물의 확대, 그리고 날로 복잡해지는 화재 안전 규제까지. 오늘날 화재 방호설비 설계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변수와 높은 정밀성을 요구하는 분야가 되었다. 하지만 현실의 설계 환경은 그 복잡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오랫동안 전통적인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설계자는 도면을 직접 읽고, 수많은 기준과 법규를 일일이 대조하며, 세부 배치까지 손으로 작업해야 했다. 분야 특성상 작은 누락도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작업은 높은 집중력과 책임감이 요구됐다.

한방유비스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의 방향성을 화재 안전 분야에 적용했다. 소방 설계 및 감리 전문 기업 한방유비스는 주요 초고층 건축물과 대형 복합 시설의 방재 설계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아왔다.

한방유비스가 개발한 ‘UBISFIRE’는 단순한 설계 자동화 도구를 넘어, 도면을 이해하고 법규를 해석하는 AI 기반 설계 플랫폼이다. 설계자의 부담을 줄이고, 설계 품질을 일정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궁극적으로 더 안전한 건축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다. UBISFIRE가 도입한 첫 번째 혁신은 AI 이미지 인식 기반의 도면 자동 해석이다. 인공지능이 도면 속 표·문자·구조물·공간 영역 등을 스스로 식별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함으로써, 설계자가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기계적 작업을 AI가 대신 처리한다. 두 번째 혁신은 법규 기반 설계 판단 로직이다. NFPC/NFTC와 관련 법령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설계 판단 기준과 연결함으로써, AI가 건물 조건을 분석한 뒤 어떤 방호설비가 필요하고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자동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두 기술의 결합으로 설계자는 단순 작업 대신 결과 검토와 안전성 판단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설계 전 과정의 신뢰성과 효율성이 함께 향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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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활용 전후 이미지.
기술적 난제를 넘어 신뢰성을 확보하다
UBISFIRE 개발에서 가장 큰 도전은 기술적 알고리즘 자체가 아니라 도면이라는 현실적 매체의 다양성이다. 설계자나 기관, 도면 제작 목적에 따라 표현 방식이 모두 달랐고, 같은 구조물조차 선의 두께나 기호, 문자 크기 하나만 달라져도 AI는 이를 완전히 다른 요소로 인식하곤 했다.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면 데이터셋을 새로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단순히 기존 도면을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수백·수천 장의 도면을 다시 그려가며 가능한 모든 표현 방식을 학습 데이터로 만들었다. 한 건물에 대해서도 여러 스타일의 도면을 만들어 AI가 현실에서 마주칠 수 있는 편차를 모두 경험하도록 했다. 그 결과 AI는 환경적 요인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도면을 안정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검증 과정도 치밀했다. 실제 설계 도면 5000여 건을 활용해 UBISFIRE의 판단 결과를 검증했고, 자동 설계 결과를 기존 수작업 설계와 비교하며 법규 위반 여부나 판단 일관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또한 AI가 생성한 설계 결과는 따로 개발된 적합성 체크리스트를 통해 항목별로 자동 점검했고, 이를 통해 사전에 오류를 걸러낼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었다. 이 과정에서 UBISFIRE는 GS 인증 1등급과 AI 기술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의 객관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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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건의 실제 도면 검증을 거쳐 GS 1등급 인증을 획득한 UBISFIRE. 설계자의 숙련도 편차 없이 법규 중심의 판단을 제공함으로써, 방재 설계 산업 전체의 품질 안정화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방유비스는 법규 변화를 자동으로 반영하는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기존에는 NFPC/NFTC나 관련 법령이 개정될 때마다 담당자가 전 조항을 검토하고 프로그램 로직을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기반으로 법령 문장을 AI가 직접 읽고 구조화하며, 해당 내용을 설계 판단 로직에 자동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개정된 법규가 공표되는 즉시 시스템이 이를 이해하고 설계 판단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변하는 규제 환경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안전설계의 새로운 기준
UBISFIRE가 가져올 변화는 단순히 ‘설계를 빨리 하는 기술’이 아니다. 핵심은 설계품질이 안정적으로 상향 평준화된다는 점이다. AI는 법규 기반으로 설계를 판단하기 때문에, 설계자의 개인적 경험이나 숙련도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일이 최소화된다. 이는 중소 규모 설계사무소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어, 방재 설계 산업 전반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설계 초기 단계부터 규정 위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화다. 기존에는 설계 단계에서 누락된 판단이 시공 단계에서 문제로 이어져 재작업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UBISFIRE는 법규 중심의 자동 판단 구조 덕분에 초기부터 정확한 설계안을 제시해, 불필요한 시공 변화나 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설계의 신뢰도가 높아질수록 시공사와 감리기관의 업무 효율도 향상되고, 전체 안전관리 체계가 유기적으로 강화되는 효과가 생긴다.

UBISFIRE는 결국 자동화 프로그램을 넘어 사람의 판단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기술, 그리고 산업 전체를 한 단계 올리는 표준화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설계자·시공사·감리기관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개발의 의의가 더욱 크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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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찬 한방유비스㈜ 대표이사
이번 과제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AI 기술 자체보다 현장의 도면이 너무 제각각이었다는 점이다. 기관별·설계자별로 표현 방식이 모두 달라서 같은 구조물도 전혀 다른 그림처럼 보일 때가 많다. 초기에는 인공지능이 이런 도면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 시행착오가 많았다. 그래서 연구진이 직접 수백·수천 장의 도면을 그려가며 데이터를 만들었다. 그 과정이 길고 힘들었지만, 결국 AI가 실제 설계 현장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AI를 소방 설계에 적용하면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았나?
얼마나 빨리 작업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법규를 지키는가였다. 소방 설계는 작은 오류도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어떤 판단을 내리든 그 근거가 국가 화재 안전기준과 관련 법령에 부합하는지 스스로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데 주력했다.
한방유비스가 지향하는 ‘안전 기술의 디지털 전환’은 어떤 방향인가?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술이 사람을 보호하는 시스템’이다. 인공지능은 설계자의 일을 빼앗는 도구가 아니라 설계자가 더 정확하게 판단하고, 더 넓은 범위를, 더 깊이 검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여야 한다. 앞으로도 우리는 AI를 ‘설계 효율을 높이는 도구’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디지털 안전 파트너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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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유비스㈜는?
건축물 화재를 예방하고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소방 설계 및 감리 전문 기업이다. 초고층·대형 복합 시설을 비롯해 주요 건축물의 방재 설계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AI·디지털 기반 설계 전문성을 강화해 스마트 방재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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