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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쓰레기
어떻게 분해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이 완전히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500년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의 사용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개선 방법 구축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플라스틱이 없는 하루를 보내라고 하면 우리는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는 답이 나올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페트병부터 시작해 전자기기, 옷, 가구, 가전 등까지 우리의 일상 속에는 생각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내구성이 높아 잘 깨지지 않고 반응성이 낮으며 특유의 투명성과 가공성, 전기절연성, 단열성, 치수안정성 등의 장점으로 150년의 기간 동안 암석, 나무, 금속 등의 기존 재료를 대체하고 있다. 심지어 사용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재료와 다양한 목적에 이용하기 위해 현재까지도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삶 속에 스며든 플라스틱의 이용과 발전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정하다는 플라스틱의 장점은 자연 속에서 분해되지 않고 쌓인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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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설 곳 없는 폐플라스틱 문제
지난 2021년 세계 플라스틱의 연간 생산량은 통계적으로 3.9억 톤에 다다르며 폐기물 생산 역시 3.8억 톤 정도 될 것이라 예상한다. 매년 생산·폐기되는 수많은 양의 플라스틱은 크게 매립, 소각, 재활용의 방법으로 처리된다. 이 중 대부분의 폐플라스틱이 매립지 또는 자연에 버려졌고 소량은 소각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었으며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고작 9%에 불과하다. 심지어 그 이후 반복적인 플라스틱 재활용은 겨우 1% 남짓하다.

이처럼 플라스틱에 대한 처리 방법은 미흡하지만, 플라스틱의 연간 사용량은 점점 더 늘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의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은 88kg으로 전 세계 3위 수준으로 보고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플라스틱 이용량이 폭증하며 매립, 소각시설의 증설로도 해결되지 못할 만큼 폐플라스틱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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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소각 및 에너지 리커버리 기술
플라스틱 소각은 플라스틱을 연소시켜 처리하는 기술로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태워서 처리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있다 보니 부정적인 어감이 있지만, 이 과정에서 열이 방출되고 방출된 열은 대부분 증기로 회수되기 때문에 에너지 변환을 활용해 플라스틱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석탄과 같은 탄화수소 연료의 소비를 줄여 잠재적인 탄소 배출 감소 방안으로 활용 가능하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며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에너지를 최대한 회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플라스틱 기계적 재활용 기술
기계적 재활용은 물리적 재활용이라고도 불리며 화학적 구조를 바꾸지 않고 플라스틱 재료를 가공하는 것을 말한다. 폐플라스틱을 모아서 분리한 후 세척, 분쇄 및 융용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우리가 흔히 인지하는 재활용이 바로 기계적 재활용에 속한다. 플라스틱 고유의 고분자 사슬을 끊지 않기 때문에 각 플라스틱의 성질을 유지하게 되며 간단하고 재가공이 쉬워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다. 하지만 오염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세척 과정을 필수로 거쳐야 하며 분쇄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플라스틱의 경도와 같은 질적 요건이 떨어지는 특성을 보인다.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의 화학 구조를 변형시켜 플라스틱이나 타 제품 제조의 원료로 이용 가능한 물질로 변환하는 것을 말한다. 가스화, 열분해 및 해중합1과 같은 공정으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이산화탄소로 손실되는 화학물질을 회수하고 단량체2를 포함한 화학 빌딩 블록으로 변환한 후 다시 화학 공정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기계적 재활용의 경우 염도가 높거나 단일 플라스틱이 아닌 경우 처리하기 힘들다는 특성이 있는데 이 경우 화학적 재활용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폐플라스틱이 분해되어 생산되는 원료는 반영구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하고 매우 민감한 부분인 식품 포장지로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적용 가능 대상 품목의 범위가 넓어 이를 효율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기술 난이도와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추후 연구할 필요가 있다.
  • 1 고분자로 중합되어 있는 플라스틱을 사용 후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
  • 2 고분자 내에서 반복되는 구조 또는 기본 단위 물질
플라스틱 생물학적 분해 및 활용 기술
생물학적 재활용은 미생물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분해하고 대사하는 과정이다. 앞서 말한 기계적·화학적 재활용과 달리 플라스틱이 지니는 탄소 자원에 대한 보존율이 높고 원래의 특성을 잘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분해된 플라스틱 단량체를 미생물이 다시 이용함으로써 유용한 물질이나 연료, 또 다른 플라스틱의 재생산으로 바로 이을 수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다’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러한 의문을 해결한 가장 대표적인 예가 우리에게는 페트병으로 친숙한 PET를 분해하는 효소의 발견이다. PET 분해 가능 효소의 발견 이후 PET 생분해 분야는 산업 수준으로 규모가 커졌고, 여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효과적인 재활용산업을 실현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카바이오스Carbios의 경우 폐PET를 이용해 새롭게 제품화해 협력 기업에게 제공하고, 사용된 협력 기업의 제품은 다시 카바이오스에 의해 분해 및 재생산되어 플라스틱 재활용의 순환 고리를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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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생물학적 재활용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국내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미래 원천 청정신기술개발사업’으로 난분해성 폐플라스틱 분해 및 활용 가능한 생물-화학 융합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으며, 2021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방사선 폐플라스틱 저감기술 개발사업’을 협업하며 폐플라스틱 고속 분해를 위한 방사선-생물 융합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 및 분해
석유 기반의 플라스틱이 가지는 장점과 분해되기 어렵다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대안책이 바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될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사용 후 물, 이산화탄소, 유기물로 분해되어 토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퇴비화가 가능하며 PLA, PHA와 같은 경우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의 식물에서 나오는 전분과 같은 천연재료를 원료로 하기 때문에 생산과 분해 양면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파격적으로 줄일 수 있는 물질이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다양한 기업이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대체제로 개발 중이다. SKC는 PLA를 이용한 필름을 판매할 뿐 아니라 PBAT 생산을 준비하고 있고, CJ 제일제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PHA 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LG화학은 세계 최초로 신소재인 PLH 개발에 성공했다.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폐플라스틱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물론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플라스틱의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대체할 더 좋은 신소재를 개발하지 않는 이상 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관심은 물론 사회구성체의 다양한 화합이 필요하다. 국제적 규제, 국가적 관리, 정부의 폐플라스틱 분해·활용 기술개발 지원, 폐플라스틱 활용 또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 기업 형성·가산점, 전 국민적 인식 변화와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행동이 모두 어우러져야 폐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 생분해성 플라스틱
PLA
Poly Lactic acid
PHA
Poly Hydroxy Alkanoate
PBAT
Poly 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
PLH
Poly Lactate-coHydracrylate
생산 원리 식물 유래 전분에서 발효된 젖산 미생물 석유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 및 폐글리세롤
분해 환경 수분 70% 이상
섭씨 58도 이상
산업, 가정, 토양, 해양 일반 토양 조건 확인 불가
생산 참여
국내 기업
LG화학, SKC CJ 제일제당,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 LG화학, SKC, 코오롱인더스트리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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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본부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본부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KIST 스쿨 U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에너지환경융합 전공, 조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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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가현 고려대학교 대학원생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고려대학교 학연협동과정 대학원생으로 다양한 연구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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